떡 본 김에 고사 지낸다고
남편이 나를 보자 냉큼 고구마를 심자고해서
물을 주어가며 심기는 했는데
이튿날 보니 추욱 늘어져서
도무지 살까 싶지 않았다.
게다가 션찮은 농사꾼이
풀밭을 갈아 엎고 그 위에 심었으니...
저 지푸라기 같은것이 죄 풀이 죽은것이렸다.
어째 흙보다 풀이 더 많이 덮인것 같다.
제대로 흙에 뿌리를 내리려면 애좀 써야되게 생겼다.
남편이 아마란스라는것을 얻어왔다
저어기 남미 어디가 원산지라는데
요즘 당뇨에 좋다나 어떻다나
유행처럼 이걸 심는 모양인데
어찌 심나 잘몰라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심었다는...
꼭 비름잎사귀 같구먼..
같은 아마란스 모종인데
잎사귀색은 다르다
모종도 비싸다던데 스물 다섯포기나 얻어서
일단 심었다.
얘는 알타리 새싹이다
냉장고를 뒤지다보니 7년이나 묵은 씨앗을 발견
아마도 주말에만 오르내릴때 남은 씨앗을
도시의 집에 가져다 놓았던것 같다
발아율이 아주 낮거나 아예 안나올 줄 알고
혹시나하고 모붓듯이 잔뜩 뿌려 놓았더니
세상에나 일주일만에 이렇게 싹이 나왔다
질긴 생명력.
참깨
남편이 파종을 해놓고
이렇게 잘 나왔는데 숨구멍을 안터줘서
말라 죽은곳이 많아
급한대로 뭘 모르는 내가 구멍을 숭숭 내놓았다
고라니의 만행
상추도 뜯어 먹는다
푸른잎 상추는 입맛에 안 맞는지 안녕하시고
붉은 치마상추는 모조리 해치웠다
아욱
고라니 입맛이 아주 까다로워서
바로 옆댕이 시금치는 거들떠도 안보고 아욱만 먹었다
요렇게 다시 이쁘게 새잎이 돋는데
조금 더자라면 또 나타나시겠지...에구
땅콩잎도 먹을만 할까?
치커리도 베어 먹고
이번엔잎사귀에 이어 딸기 열매까지 다 먹어 치웠다
고라니가 점점 가까이 와서 모든걸 먼저 먹어 버리니
점점 골짜기 농사가 어려워 지고 있다
재미삼아 쬐끔씩 심어 놓은걸 한입에 낼름 먹다니
에이... 염치없는 고라니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