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11월 날씨가 이리 따스한지
그래도 김장철이니 김장은 해야하고
남편과 둘이서 그럭 저럭 해야하는 처지라서
미리 휴가를 내어 내려갔더니
뭔 놈의 가을비가 해동할때 오는 봄비처럼 내리는지...
비맞으며 절인배추 씻고
엄청많은 김장 혼자하느라 사진따위(?)는 읎다 ㅎㅎ
그러나 김장은 진짜 했다는...
김장한다고 애들이 죄다 내려왔는데
이미 상황 종료
아들네가 가져 온 통에 김치 옮겨담아 준걸로 걔네것도 끝.
사돈댁에 보낼 배추 따고 무랑 쪽파 생강 고춧가루
마침 딴 대봉감. 들기름, 매실청
삐뜨릴까봐 미리 미리 챙기고
딸과 아들 생일이 나흘 시차를 두고 담주인지라
떡 본김에 고사지낸다고 식구끼리 모인김에 케익에 불밝혔다
김장 끝낸 후 마을 친구들이 올라와서
수육에 보쌈을 걸판지게 먹은터라
애들하고는 숯불에 고기를 굽기로했는데
이 노무 날씨 겨우 불지피니 비가 또내리네
하는 수없이 처마밑으로 불판은 옮기고 집안에 상을 폈다
아무것도 안차리고
입가심으로 한우를 조금 굽고
돼지목살과 삼겹살
낙지와 섭을 넣은 해물파전 딱 그거.
다들 얼굴 나올까봐 사진을 사양해서
샌디에이고 선수만 몸통을 찍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