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 많은 산마늘.
친구가 울릉도에서 몇 포기 가져다 준것이 여러해.
제법 세를 불려 안심하고 있을 즈음.
훌륭하신 우리 서방님께서
홀라당 갈아 엎는 바람에
밭이 통째로 사라졌었다.
이듬해 봄에
여기 저기 밭고랑에서 살아 있다는 신호를 보내 준 몇 포기
겨우 수습해서 남편이 절대로 쟁기를 대지 못할 곳으로 피신 시켰는데
씨를 밑지지는 않게 진짜 귀한 몇 포기만 살아 있다.
딸기.
요즘은 딸기 제철이 설날 즈음이라던가..? ㅎㅎ
오늘도 시장에는 그중 만만하고 맛있어 보이는것이 딸기.
노지에서 딸기를 키우면 유월초에 먹을 수 있다는것을
아는 사람이 없지 싶다.
그러나.
굳세게 몇포기씩은 그냥 밭에 심어 두는데
겨우내 줄기가 뻗어 번식을 했길래
두둑을 만들어 옮겨 심어 놓았다.
우리 토종 부추.
외가에서 키우던것.
친정엄마를 거쳐 내게로 온지
십년이 넘었다.
그냥 내버려 둬도 알아서 잘자라고
주인 게으름을 탓하지 않으니 진짜 의리파다.
겨울을 잘 이겨 낸 마늘
이상하게 이번에는 겨울에 땅이 얼었다 풀렸다하며
마늘이 솟아 올라 와서
올해 마늘 농사 망쳤구나 하며
다시 땅에 찔러 놓았는데 그래도 이만하면...
지들이 알아서 자라 주는 덕분에
올해 농사 시작이 한결 희망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