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생일이 음력으로 섣달 초여드레.
따져보니 양력으론 하필 2011년 1월 1일.
온가족이 골짜기로 내려갈까..하다
한사람만 출연하면 만사형통. 올라오시는게 어떠시냐고 공손하게 여쭈었더니
눈치 백단인 남편 두말 안하고
도시의 집으로 납시셨다. ㅎㅎ
아들 내외에게 엄마가 한 건 했다
우리 모두 오르내리려면 얼마나 힘들었겠냐,어쩌구 해가며
공치사를 늘어 놓았다.
집에 다녀간지 오래되었으니 남편도 한번은 와야했고
사실 겨울이어서 골짜기에는 눈이 많이 내려 애들 승용차가 잘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이참 저참 이번에는 남편이 오는게 순리일듯 해서.....
우리집의 선물풍속(?)은
받을사람이 항상 주문을 해야하는 관계로
이번에도 어김없이 남편에게 선물받고 싶은 목록을 말하라했더니
봄에 집지을때 요긴하게 쓰일듯하다며 `전기대패`를 사달라고 해서
아이들이 직접 살 수는 없어 현금을 모아
봉투에 담아 그봉투 겉면에 커다랗게 금박글씨로 `전기대패`라 써서 증정식을 거행했다^^*
나는
집에서 생일상을 차려야하는 본분에 충실하고 싶었지만
형편상 밖에다 일식집을 빌어 간편하게 임무를 완수하고
조금 섭섭해서
신정이기도하니 집에서는 만두를 빚어
떡국을 끓여주는것으로 이번 생일은 가름하기로했다.
생일이 별거냐하지만...
사람사는일 그렇게 말하면 별거일게 없을테니
챙길날은 다 챙기며 소소하게 일상의 재미를 느끼는것이
사는 맛이 아닐까...그런 생각을 해본다.
미리 마련해 둔 밑반찬을 비롯해서
바리바리 싸서 보냈으니 당분간은 남편의 밥상이 풍요로울듯....
주말이면 내가 또 갈테지만.
추운날 혼자 먹는 밥상이 너무 간소하면
좀 서글플까봐 늘 신경이 쓰인다.
남편이 가면서 차창으로 고개를 내밀며
`금요일 저녁에 내려 올꺼지?`
.
.
.
속으로는 꼭내려 와 ..그런 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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