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는
언제나 작은 생명들이 함께 깃들여 산다.
봄부터 가을까지
더러는 절대로 이뻐할 수 없는 녀석들도 있어
우리를 놀래키지만
먹이사슬을 이해하자면 개구리가 많으니 당연히 뱀도 많은 것이겠지만
남편도 나도 뱀...그거는 정말 대략 난감이다.
이른 봄 논옆의 작은 웅덩이에
도롱뇽과 산개구리들이 산란을 하면
행여 웅덩이 물이 마를까 염려 되어 자주 들여다 보고
계곡물을 길을 내어 부러 대주기도 하며
그들의 부화를 돕는다.
당연히
아무런 농약도 않쓰고 제초제도 한번 쓴적이 없으니
작은 곤충이나 파충류들은 먹잇감을 찾기가 수월할테고
덕분에 우리는 앉아서
각종 나비를 비롯해서
도감에서나 볼 만한 가지가지곤충들을 볼 수가 있다.
우리가 이 골짜기를 찾아들기 그 이전 부터
저들의 삶터였을테고
우리가 말하자면 침입자인 셈인데
처지를 알아
가능하면 방해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려 애를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