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의 계절은
여늬곳의 그것보다 늘 한걸음 빨라서
아침저녁으론 선선하다 못해 쌀쌀하기까지해서
방에 군불을 지펴야 할 정도이다.
그렇지만
가을이 오는 것을 낮아진 기온 보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피는 꽃을 보며
먼저 깨닫는다.
분꽃
뭔가 확실한(?) 색깔이어서
볼때마다 `이쁘다` 딱 한마디.
쑥부쟁이
뒤란 언덕으로 부러 키워 해마다 보는 꽃
남편이 행여 잡초로 알고 베어 버릴까봐
아예 아무풀도 베지 말라 이르고 내가 가끔씩
서툰 낫질로 주변을 정리하며 남겨 둔다.
구절초
처음엔 연보랏빛으로 피었다가
차츰 하얀색이 되는게 신기하다
마당끝으로 무리지어 피어 참 볼 만하다
미국쑥부쟁이
우리 토종은 아니지만
조촐한 꽃이 제법 봐줄만....
왕고들빼기 꽃
봄부터 내내 좋은 쌈채소로 우리 밥상에 오르다
이제는 이렇게 꽃으로도 한 몫을 한다.
애생초의 왕.
물봉선
골짜기 계곡으로 하나 가득이다.
부러 키우지 않아도
아니 오히려 잡초 취급을 하며 마구 뽑아 내도
어디서든 살아 남아 요런 꽃을 피우니
장하다
산괴불주머니
꽃보다 잎이 이쁜 녀석
물봉선과 사이좋게 영역 구분없이 어울려 핀다.
금송화
메리골드라는 서양이름보다
나는 금송화가 더 친근하고 좋다.
천연염색재료로 소용이 되기도한다.
활나물.
꼭 제비꽃을 닮았다.
양지바른 잔디밭이나 산기슭에서 절로 자란다.
매번 베어져서 꽃이 핀 걸 보기가 어려운데
용케 잎몇개 위로 꽃이 피었다.
따로 모아 키워 볼까..생각 중.
어찌 보면 다 풀이고
또 달리 보면 꽃이 아닌게 없으니....
'골짜기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깊어 간다 (0) | 2011.10.19 |
---|---|
함께 사는 세상 (0) | 2011.09.30 |
대풍 예감 (0) | 2011.09.25 |
아직도 밭에는... (0) | 2011.09.21 |
아무리 더워도 가을 (0) | 2011.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