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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가을 ...시작.

by 풀 한 포기 2011. 8. 24.

 

 

참깨를 애벌 털었다.

남편이 때를 몰라 늦게 베느라 밑둥에서

깨가 쏟아지는 통에 낫으로도 못베고

전지가위로 하나씩 사알살 잘랐다나 어쨌대나 ㅎㅎ

그대로 밭에 세워둔 참깨를

슬쩍 털어내고

나중에 더 말려서 털으려고 비닐집으로 옮겨 놓았다.

그밭에 김장 채소를 파종하려니

깻단을 치워야 하는지라..

옛날에 어머니께서 큰 손해를 보고는 자질구레한걸 아끼는 사람을 보고는

`기름병을 깨고 깨를 줍는다`고 하시던 말이 생각 난다.

`깨알 같다`는 표현처럼 정말 깨알 같다

 

 

 

단호박이 딱딱한것이

제법 영글어 보여 두어개 따서 가져 왔다.

제일 먼저 열어서 크고 야무지게 생긴 것은 나중에 따서

씨앗을 받으려고

남편에게도 따지말고 놔두라고 했다.

예전에는 뭐든지 씨를 받아 또 심고 그랬는데

요즘은 시골에서도 새 씨앗을 사다 심거나

모종으로 파종을 한다.

농부는 굶어죽어도 종자 자루를 베고 죽는다는 말도 있었건만...

 

 

 

산초나무에 꽃이 피었다.

저 아랫지방은 열매가 열렸다는데

우리 골짜기는 뭐든 늦어서 이제 겨우 꽃.

처음엔 무슨 나무인지 알지 못햇는데

이제는 열매도 따서 장아찌를 담글 염도 내보고

민물매운탕에 저 잎을 넣거나

돼지고기 보쌈을 할때도 줄기를 넣으면

고기 누린내도 안나서 참 요긴하게 쓰고 있다.

 

 

 

 

올해에도 역시(?)

심지도 않은 박꽃이 피었다.

수박모종을 심었는데 수박은 간데 없고 이리 박꽃이 피었으니

우리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지 원..ㅎㅎ

 

 

 

층층잔대가 조그만 꽃을 조르르 달고 있다.

가을이 시작 된다는 신호.

얼핏 봐서는 꽃인지도 모르고 지나칠만하게 작지만

얼마나 이쁜지

야생화밭 한쪽으로 잔대를 한무더기 키우고 있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

아랫 마을에서 남편이 얻어다 심은

지나치게 고운 과꽃.

정작 우리에게 나누어 준 집은 긴 장마에 다 녹아

꽃을 못보고

울집에 시집온 이꽃들이 씨앗을 잘맺어 종자보존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랫마을에는 진작에 만발한 벌개미취꽃

그늘에서도 잘자라

올해처럼 해를 보기 어려운 날씨에도 아무 지장없이

꽃을 피우니 고마운 일.

 

여름 끝자락에 피는 꽃들이 이리 피기 시작하니

이젠 가을도 시작이다.

엊그제 봄이었는데 벌써 가을로 접어 드니

세월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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