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이미 초여름이고,
몇날 며칠 봄비 아닌 여름을 부르는 비가 내려
골짜기는 모두 젖어버렸다..
그저 장관(?)은
밭 하나를 가득 채운 샤스타 데이지.
아직은 어린 배나무와 사과나무 사이 사이 온통 꽃천지다.
다른 풀들과 사이좋게 어울려
지지않고 해마다 꽃을 피워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대부분의 꽃들은 저렇게 그냥 두면 풀한테 치여서
몇해 안가 멸종되기 일수인데
이 녀석은 해마다 잘견뎌 여름이 시작되어 갈무렵 가장 이쁘다.
집짓느라 어렵다고
올해 모내기는 동네아저씨 한 분이 기계를 가지고 올라와서 해주셨다.
기계를 돌리고 말고 할 면적도 안되지만,
손으로 모내기를 했으면 울서방 더 어려웠을텐데
너무나 고맙고 인심좋은 이 동네에 둥지를 틀게 된것도 참 행운이다.
가는 비가 내리는 논두렁에
해마다 조금씩 세를 넓혀가며 자운영이 핀다.
나는 꽃삼아 부러 키우지만
논바닥에 키우다가 모내기를 할때 땅속으로 갈아 엎어서 녹비로 쓰는 식물이다.
머윗대가 이만큼 자랐으니
여름이 가까웠다는 징표다.
다음주쯤에는 저 머윗대를 잘라 껍질을 벗기고 데쳐서
들깻가루를 넣고 볶아 먹어도 되겠다.
특유의 향과 함께 제법 저분저분 먹을만 하다.
골짜기 여기 저기 죄 먹을것 천지인데 시간이 허락지 않으니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게 대부분이다.
유월 첫주는 휴가를 내어 골짜기에서 계속 있을 예정이니
그때는 맘먹고 이제껏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나 하나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