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했던 지난 겨울.
그 추위에도 살아 남아 참새부리 만큼씩의 새싹을 내밀고 있는 천리향
따뜻한 곳에서나 노지에서 키울 수 있고
화분에 심어 겨울에는 실내에서 나게 해야한다는 얘기를 나중에 듣고
당연히 죽을 줄로만 알았는데
그 옆의 동백은 봄이 와도 아무 기척도 없이 가버렸건만
신통하게도 두 그루의 천리향은 반갑게 신호를 보낸다.
나..살아 남았다고...
어쨋든
무슨일이 있어도 살아 남는게 후일을 기약 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장한 일인가.
살아 있으니
봄햇살에 푸른 줄기를 조금 더 키워내고
머잖아 꽃도 피워
그 향기에 벌.나비도 모여들테고
천리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향기를 뽐내며
살아 있는 것들만 누릴 수 있는 삶의 향연을 벌일 수 있는게 아니겠는가.
이 세상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축복이 있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