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과 한사발 앞에 놓고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다.
설이라고 그래도 몇가지 장만한 음식중에
아이들은 별로 좋아라 하지 않아 수정과만 좀 남아 있다.
사람 입맛이라는게 참 오묘해서
같은 음식도 누구는 맛있어하고 또 누구는 절대로 안먹고 ...
아마도 어릴때 경험한 입맛을 평생 가지고 가는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아이들이야 나처럼 어린날 수정과 같은 음료보다는
우선 입에 달은 탄산음료에 길들여져서 인지 별로라고 생각하는듯,
그나마 식혜는 수정과와 달리 아주 잘먹는다.
수정과보다는 만들기가 간편하니 어릴때 자주 먹여서 그나마
입에 설지 않아서겠지...
가을에 골짜기 사부님이 말려 보내 준
곶감을 조물조물 둥글게 손질해 한개 넣고 잣도 몇개 띄워
기왕이면 품위있게(?) 먹어 보려고 유리 그릇에 담아 보았다.
가끔은 혼자여도
누구를 대접하듯 성의껏 음식을 챙겨 앞에 놓곤 하는데
더러 청승맞은 생각이 들다가고
대~충 먹는 그 자체가 더 궁상스러워서
가능하면 누군가와 함께 먹는 기분으로 음식을 대하려고 한다.
사람 사는게
그저 시끌시끌하게 식구들이 모여 먹고 자고 부대껴야 되는데
몇안되는 식구가 죄 따로이 살고 있으니
언제 다시 모여 사는것 처럼 살게 되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