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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아내 노릇

by 풀 한 포기 2010. 1. 23.

오늘이 남편의 생일이어서

골짜기에서 어제 남편이 올라 왔다.

따로 떨어져 지내는 탓에 살뜰하게 챙겨 줄 상황도 아니고해서

생일을 빙자해서 올라왔다 가라고 했더니 못이기는 척 온 것이다.

요즘은 무슨 날이건간에 의례 밖에서 밥한끼 먹는 걸로 대신하고 마는데,

차마 집나가(?) 사는 남편을 또 밖에서 사먹는 밥으로 생일을 대신하기에는 안쓰러워서

간단하나마 집에서 미역국이라도 끓여야 도리일듯해서

모처럼 소래어시장에 나가 생선회도 떠오고 했다.

 

 

 

 

 

 

우리가 고른건 농어하고 참숭어.

'청해호'라는 상호의 단골로 다니는 횟집에서 우리 취향대로 도톰하게 회를 뜨고,

석원이가 좋아하는 게무침을 하려고 게도 좀 사고

함께 간 은비가 먹고 싶어해서 산낙지하고 괴불을 따로 샀다.

괴불은 손질이 어려워 썰어서 가져 오고 낙지는 아무래도 금방 썰어 먹어야 할듯해서 산채로...

 

정작 생일은 오늘이니 아침에 미역국과 간단한 생일상을 보기로하고

엊저녁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상을 차렸다.

 

 

가운데가 농어회

가장자리로 조금 붉은 것이 참숭어회.

 

 

집에 돌아와서 먹기직전에

눈찔끈감고 있는 힘껏 칼로 난도질(?)해서 참기름과 깨를 뿌린 산낙지.

산낙지의 죽음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던 시인의 싯귀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요건 괴불.

조금 달달한 것 같으면서도 쫄깃한 맛에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별미다.

근데 이거 안먹는 사람 여럿 봤다.

 

 

급하게 손질해서 버무린 게무침.

나를 비롯해서 다른 식구는 간장게장을 잘먹는데

석원이는 이 게무침만 먹는다.

다른 양념은 다 비슷하게 하는데 나는 배를 조금 갈아 넣고 한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쐬주 각 일병과 ^^*

매운탕을 얼큰하게 끓여서 상에 올렸다.

여기까지가 생일 전야제.

 

 

 

오늘 아침에는 간단하게

쇠고기 미역국과

구절판을  주메뉴로 상을 차렸다.

그래도 명목이 생일상인지라 평소에는 손이 많이가서 잘안만드는 것 한가지 정도는 해야

성의 표시가 되지 않을까해서리...ㅎ

 

 

특별히 장만한 재료는 없고

그저 집에서 늘먹는 식재료를 이용해서 형태만 갖춘것이다.

 

 

이렇게 밀전병도 부치고

 

 

접시에는 그래도 맵시있게 이렇게 담아

초간장을 찍어 먹게 준비하고 물론 앞접시와 함께,

 

 

다른건 안해도 전은 지져야 하니

기본 육완전에 깻잎전. 그리고 호박전은 가운데 칼집을 넣는 형태로 썰어

소금을뿌려 두었다가 부드러워 지면 칼집넣은 곳에 밀가루를 묻혀 고기소(육완전을 만들때와 같은)를

박아서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옷을 입혀서 지지면 되고,

 

 

이렇게 세가지전을 해놓으니 명절때가 생각 난다.

 

 

정작 접시에 담아 상에 올리는 건 요만큼.

핑곗김에 은비 도시락 싸서 보낼 요량으로 넉넉하게 만들었다.

 

 

 요건 제목은 탕평채인데

웃고명을 따로 준비안하고

청포묵만 소금을 약간 뿌려가며 참기름에 볶아서

구절판에 쓴 고명과 김가루만 얹었다.

미나리도 데쳐 올리고 초간장을 뿌려야 원칙(?)인데...

먹을때는 다함께 버무리고 혹 간이 부족하면 간장을 조금 두르면 된다.

 

 

그리고 생일 케익.

석원이가 어제 퇴근길에 사들고 들어온 것.

여기에 김치 두가지. 김. 조기찜. 나물.

아침이니  간단하게  생일상으로 차렸다.

 이러면 그래도 아내노릇이 얼추 된셈인가...? ㅎㅎ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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