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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감따기

by 풀 한 포기 2009. 10. 27.

 

 

올해 감이 열린 나무가 세 그루인데

그중 한 그루에 열린 감만 우선 따기로 했다.

긴장대에 작은 양파망을 둥근 철사로 만든 테에 꿰어

감따기망을 급조했다^^*

 

 

 

감나무 밑에서 망속으로 감을 넣어  한바퀴 돌리면

감만 떨어져 망속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그게 그리 만만치 않다.

망도 션치 않은데다가 평생처음 감을 따보는 울서방 팔이 떨어진다 엄살이고,

감떨어지기만을 고대하며 쳐다보려니

따는 사람보다 구경하는 내 목이 더 아프다..

순원씨의 훈수를 귀담아 듣기나 하는지 당췌 실력이 안느는 울 서방.

 

 

급기야

나무위로 올라 갔다.

감나무는 약해서 가지가 잘부러지는 관계로

옛부터 남에게 감을 따달라는 부탁은 안한다고 하는데

만만치 않은 무게를 저 여린가지에 실고 있으니

보는 사람은 불안 불안한데

정작 울서방은 나뭇가지끝에 달린 감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아직 딱딱한 감은

항아리에 짚을 깔고 두었다 홍시로 만들어 먹을 것이고,

 

 

절로 홍시가 되어 있는 이 감은 얼른 먹어야지^^* 

감따기가 힘든게 이렇게 무른 감은 살그머니 망으로 하나 하나 따서

던져도 안되고 일일이 밑에서 받아야하니

그공이 엄청나다.

이렇다 보니 시골에서는 바쁜 추수철에 감을 따는 집이 별로 없다.

우리 처럼 노세..노세..하는 집이나 이러고 있지.

 

 

어쨋든

이 감의 속살...이쁜 주홍색.

따면서 깨진 감을 포함해서 일년 먹을 양을 하루에 다 먹었다는

그런 소문을 입석리 골짜기에 다 퍼뜨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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