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딱 저만큼이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뭉게 뭉게 피어나고
나뭇가지 끝으로 매달린 감 하나.
해마다 몇그루 감나무에
감질나게 열린듯 만듯 애태우게 만들더니
올해는 보란듯이 제법 감나무 스럽게 감이 열렸다.
지금쯤 따서 껍질을 벗겨
곶감을 만들면 좋으련만....누가?
혼자 있는 서방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칠리도 없을 뿐더러
아마 할 줄도 모를껄?
그저 황송하게 따서 그저 놔두면 자연스레 되는 홍시나 먹어야지.
다행스럽게(?)도 우리 식구들은 감을 별로 안좋아한다.
딱딱한 단감이나 먹을까.
그러니 저 감은 몽땅 내차지가 될거라는...뭐 그런.
이 흐믓함.
늦은 가을 잎이 다진 나뭇가지에 매달린 감은 꽃보다 더 이쁘다.
조금 오래 따지 말고 가다렸다가
그 이쁜 감나무가 꽃이 되는 골짜기의 풍경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