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아직 따가워
여름의 끝자락을 질기게 잡고 있지만
골짜기에 다가온 가을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두어 주일만에 내려간 골짜기엔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와 밤들이 벌써 영글어 있었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계절을 앞에두면 얼마간 당황스럽다.
마음은 아직 지난 계절의 흔적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가을이라니....
이렇게 통통한 알밤.
이제는 수확의 계절.
농부는 봄부터 수고한 것들을 거두어 들이겠지만
이미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나는 수확 할 무엇이 있기는 한 것인지.
습관처럼
다가오는 가을을 조금 쓸쓸한 마음으로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