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골짜기에 터를 정하고
처음에 한 일 중에 한가지가 이두릅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새끼손가락보다도 더 가느다란 묘목을 나무시장에서 사다
분별없이 이곳 저곳에 꽂아 놓은것이 해를 거듭하며 제법 두릅나무다워져서
급기야 올해는 제법 통통하게 살이오른 순이 올라왔다.
맛나게 먹으려면 지금이 딱 제철인데....
아까워서 어떻게 따내야 하나, ㅎ~~
그러나,
망설임도 잠시
눈질끈 감고 따낸 두릅순이다.
더 맛나게 먹으려면 쇠고기와 함께 꿰어 두릅적을 굽든지 어째야 되겠지만
이곳 골짜기에는 없는게 더 많은곳인 관계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주장에 찍어 먹는 두릅초회도 황송감사할 다름이다.
금방 따낸 싱싱한 두릅을 데쳐서 그런지 향도 좋고 봄 한철 이보다 더한 별미는 없는듯...
이 고사리는
산길을 어슬렁거리다 우연찮게 만난 것인데,
자세히 보니 온통 고사리 천지이다.
그간 잘 눈에 안뜨이더니 이젠 제법 내 눈도 뭘 볼 줄 알게 된것인지..ㅎㅎ
고사리는 꺽어서 그냥 두면 억세진다고 그래서 물에 데쳐서 햇볕에 말려 놓고 왔다.
데치기 전에는 제법 많은것 같더니 바짝 마르니 너무 조금이어서,
겨울에 한번이라도 먹으라치면 다음주에 한번 더 꺽어 모아야 되지 싶다.
취나물도 많이 뜯어서 묵나물로 먹으려고 함께 말려 놨는데,
고사리 보다는 많아서 좀 덜 마른듯해서 비닐집에 넣어 두고 왔다.
산언저리에는 특별히 농사를 안지어도 잘만하면 자연에서 얻는 것만으로도 먹을것이 지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