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햇살이 퍼지기전...
골짜기 한켠 풀섶에서는 잠에 취한 잠자리가 여름의 끝자락에 앉아 있고,
유난히 심했던 올여름의 더위도,
잠깐 사이 서늘한 바람이 일며 잠자리를 불러 내어 마지막을 고하려 하고 있다.
세상에 어떤것도 영원한 것은 없듯
여름도 가고....
한때는 온몸을 태울듯하던 사랑의 열망도
가을이 묻어 오는 바람처럼 그렇게 서늘하게 식어 가고,
속절 없어라.
그러나 계절이 가고 오듯
그 사랑도 빛깔을 달리해 살아 있음을 느끼는 동안에는
언제이든 다시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이제 여름은 가도 좋으리....
미련 한 점 없이 돌아선 그모습 그대로 절대로 뒤돌아 보지 말것이며,
그저 바람으로 떠돌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