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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여름 휴가중에 내가 한 일.

by 풀 한 포기 2008. 8. 11.

 

 

 

 

 

닷새간의 휴가를 끝내고 돌아 왔다.

휴가 첫날

오랜 친구들과 모여 봉숭아 꽃물을 들이기로 하고

골짜기 꽃밭에서 바구니에 꽃을 따 모았다.

어린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소녀같은 마음으로....

 

 

 

 

집에서 일부러 가지고 내려간 작은 절구에

백반과 소금을 조금 넣고 봉숭아를 함께 넣어 콩.콩.

저녁에 친구들과 둘러 앉아 깔깔 거려가며 꽃물 들일 기대에

이쯤 성가신 일은 일도 아니다. ㅎ

 

 

 

낮에 절구에 빻아 준비한 봉숭아꽃을 손톱에 올려

랩으로 감싸고 실로 감아 묶고

이제 꽃물이 흐르지 않도록 얌전하게 잠잘 일만 남았다.

예전에는 아주까리 잎으로 감싸고 아카시아 잎줄기로 묶고 그러던걸

요즘은 랩으로하니 간편하기도 하고 안전(?)하기도 하지만

옛스런 맛은 많이 사라졌다.

 

 

 

누가 누가 물이 잘들었나...?

 

 

 

 

요즘에는 손톱에 올려 놓기만 하면 금새 물이 잘드는 

화장품 가게에서 파는 인스탄트 봉숭아물들을 들인다던데....

오래 묵어 좋은 친구들 몇이 모여서 서로 서로의 손가락에 꽃을 올려 놓고 물들여 주는

이런 호사스런 추억하나가 생겼으니

이번 휴가중에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곧 가을이 오고...

이미 접어든 내 인생의 가을도 이런 추억이 쌓여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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