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사부님네 논둑에서 몇포기 이사 시킨 자운영(紫雲英).
특별히 돌보지 않아도 제법 넓게 자라고 있다.
논에 하나 가득 크면 모내기철에 갈아 엎어 비료대용으로 썼다던데...
이즈음에는 제초제를 하도 뿌려대니 살아 남을 방도가 없겠다.
나처럼 하릴 없는 얼치기 농부나 화초 삼아 논둑에 키우고 있지.
화학비료에 길들여진 그들 눈에 뭔 가당찮은 자운영.
어린 순일때는 잘라서 나물로도 먹을 수 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이나 있기나 한지..참 .
허기사 나도 이꽃을 보고 생각나는 것이
'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라는 공선옥의 책 제목 이니..
어서 어서 논 하나 자운영의 물결로 가득차서
어느 봄날 노을진 저녁 무렵 그 꽃밭을 뒹굴며 울음 울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