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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친구

번개

by 풀 한 포기 2007. 10. 18.

 

 

이런 거나한  느낌의 모임.

고향에서 친구녀석 몇이서 골프하러 올라 왔다고

이쪽 언저리 친구들을 불러 모으니 예의상(?) 한달음에 달려가 놀다가 들어 왔다.

 

그러잖아도 이즈음 별 이유없이 자꾸 가라앉는 기분을 어쩌나..? 궁리중에 호출이 있었으니

기회는 찬스다 ..

게다가 초등학교 졸업후 한번도 본 적 없었던 친구가 거의 40년만에 나타난다는 정보.

까무 잡잡한 피부에 눈웃음이 묻어나는 실눈, 살짝 파이던 보조개 , 오통통한 귀엽던 그 모습...만

상상하고 있던 나는 그 친구를 딱 마주친 순간..아이고.

어쩌면 옛날의 이미지가 하나도 안남아 있어 알아 볼 수 조차 없는 난감함이라니,

길에서 만났다면 백발백중 그냥 스쳐지나고 말았을 것 같았다.

처음엔 그저 그간 세월이 너무 흘러 나이 먹은 그 모습이 눈에 설어 그려려니 ...

그 놈의 세월 탓만 했었는데,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와 함께 시간이 지나자 너무도 낯설었던 그 이유가 확연히 들어났다.

 

그 가느다랗고 귀엽던 실눈이

깊고 두꺼운 쌍가풀의 눈으로 변해 화등잔 만해졌고,

그리고 대충 코라던가  뭐...등등 홀라당 뜯어 고쳐놨으니.

세월도 세월이지만  조금이라도 옛모습이 남아 있는게 있어야 알아 보지 원.

아..이 서운함.

이뻐진(?) 그 모습이 부럽거나 배아파서가 아니고

그냥 옛날 내 친구 그자체가 변질 된 느낌이 들어서 너무나 속이 상했다.

 

아이...만나지 말고 기억 속에서 그리워만 할 걸..

속내야 그 친구가 맞겠지만 외양이 그러하니 반갑다는 표현도 머쓱하고

영 딴사람 같아서 추억 한자락도 제대로 꺼내 풀어 놓지 못하고 어정쩡하니 주머니에 도로 넣고 오고 말았다.

 

너나 없이 성형이 유행이라서 오죽하면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있을까만

연예인이나 아니면 인물 팔아 밥을 버는 사람이야 그렇다쳐도

그냥 중년의 아낙네..주부가 그런건 좀..

 

허기사 나도 딱한군데 손 봐서 볼 만한 인물이 될 수도 있었다면 어찌 해보자고 덤비지 않았을까...

다행이 공사를 하자면 너무나 복잡하고 비용 또한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것이라

아예 생각도 못해 본것인지도 모를 일..ㅎㅎㅎ

 

어쨋든지 가을 바람 소슬한날

바람 안나고 그냥 쐬는 걸로 끝내게 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고 행복한 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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