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을 기다려 골짜기에 내려 가보니
기대에 부응하려 함인지 김장무가 제법 자라있었다.
처음에 줄뿌림으로 파종을 했으니 너무 촘촘해서
아주 어릴때는 솎아서 뿌리채 깨끗이 씻어 된장국을 끓여먹고
조금 더자라서는 삶아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먹고
이번에 솎아낸 것은 김치 담기 적당한 크기가 되어서 이렇게 변신.
그래도 몇년을 골짜기를 드나들며 농사 흉내를 내다보니 꾀가 늘어서
채소를 그냥 가지고 오는 짓은 이제 안한다.
가져오자니 부피도 크고,
또 새삼스런 일거리로 여겨져서 아예 그곳에서 김치로 담가 오면 이래저래 편하고
밭에서 금방 뽑았으니 신선한 것이 맛도 좋고...
작년에 김장을 그곳에서 계곡물로 씻어 담아보니 이리 저리 옮기지 않아도 되고
너무 한갓져서 올해도 그럴 작정이다.
어제 담은 김치가 하룻밤새 제법 익어서
오늘 아침 밥상에 올리고는
남편이 맛도 보기전에 미리 '너무 맛있지? 그치?그치?' 설레발을 쳐서
다른 어떤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으니
어쨋든 저 김치는 맛있는 게 되어 버렸다. ㅎㅎ
까짓 열무야 시장에 지천이고
우리 나이에 그 쉬운 열무김치 제대로 못담그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마는
직접 농사지어 그 자리에서 김치로 변신시키기에 성공(?)했으니
스스로 너무나 대견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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