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또 기다려 올해 처음 만난 꽃.
동화나라 아기 요정이 들고 있어야 어울릴 것 같은 보랏빛 초롱.
그 안에 청아한 노래 들어 있어
귀대어 들으면 혹 들릴지도 몰라...
작고 여린 풀꽃 하나.
조심스레 살피지 않으면 함부로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수줍은 고귀함까지,
이렇듯 조용히...
아름답게 피었다 가는 것이
너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손톱만한 그 봉오리 안에는 절대로 들어내지 않을
사랑 하나 숨기고 있는지
아무도 들여다 볼 수 없게 아래로만 열려 있는 입술.
그래도
그 사랑 누군가 보아주기를 소망하며
길게 목을 키워 터무니 없이 늘어진 키.
행여
아직 남은 늦여름의 비바람에 그 허리 꺽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