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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좋아하는 것77

9월도 저녁이면 /강연호 9월도 저녁이면 바람은 이분쉼표로 쉰다 괄호 속의 숫자놀이처럼 노을도 생각이 많아 오래 머물고 하릴없이 도랑 막고 물장구치던 아이들 집 찾아 돌아갈길 기다려 등불은 켜진다 9월도 저녁이면 습자지에 물감 번지듯 푸른 산그늘 골똘히 머금는 마을 빈집의 돌담은 제풀에 귀가 빠지고 지난 여름은 .. 2009. 9. 10.
누구든 떠나갈 때는/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불렀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 2009. 6. 15.
찔레꽃 찔레꽃 송기원 처음부터 어려운 길인 줄 모르지는 않았지만 그대를 잊는 일이 하도 깊어서 어질머리 흔들리는 봄날 저녁이면 갈 수도 돌아설 수도 없는 그런 지경에서 꿈결같은 사람냄새를 맡곤 하였습니다. 한 번 돌고, 두 번 돌고, 또다시 도는 그런 산모롱이 아래 아늑한 곳에서는 개짖는 소리, 된.. 2009. 6. 6.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도 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2009.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