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표시와 아울러 안녕을 비는 솟대
키 큰 ,
가녀린 놈 하나 세워 놓은 것이 못내 안쓰럽더니
지난 가을 남편이 키작은 놈 두개를 가즈런히 세워 놓았다.
저희끼리 도란 도란 외로운 골짜기를 지키고 있겠거니.....
내 골짜기의 시작.
고구마 밭에서 내려다 보니
꼬부랑 저 길로 정든이가 찾아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친구가 몽골을 다녀 온 후,
'한마디로 그 곳은 있는게 없는 곳'이라고 말해서 같이 웃었는데
내 골짜기야 말로 있는게 없는 그런 곳이다.
물론 도시에 사는 보통사람의 잣대로 재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사람이 부러 만든 그런것은 하나도 없지만
원래 그 곳에 있던 풀과 나무만으로도 가득한 그런 곳이다.
머잖은 훗날 작은 흙집 하나 소박하게 얹고
둥지를 틀어 조용히 자연으로 동화 되어 가는 것.
이것이 소망이며...
이 곳은 그 소망을 이루게 해 줄 든든한 내 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