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심으러 주말에 골짜기에 갔다가
예기치 않은 오소리의 주검과 맞닥드렸다.
개구리 알이 얼마나 부화 되었나 ...?
물고인 논을 들여다 보다가 어머..이게 뭐야..
놀라 소리치니 남편이 달려와 들고 있던 삽으로 건져 내놓고 보니
오소리란다..남편 말이
죽었던 살았던 간에
그렇게 가까이에서 야생동물을 보긴 처음이다.
그리 깊은 물도 아니고
아직 농사철도 아니어서 무슨 농약을 먹은 것도 아닐텐데
왜?
털도 선명하고 형체도 온전해서 얼핏 보면 살아있대도 믿게 생겼구만..
이번에도 남편 말이.. 늙어서 죽은 거란다.
털빛을 보니
뭐 그렇다고 그 사람이 그 방면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도 애처로와 하니 들으라고 그러는 거겠지.
마지막 힘으로 물먹으러 왔다가
그만 빠져 죽은 거라고..믿거나 말거나..
그리 믿고
온세상 만물이 다시 살아 나는 이때에
녀석이 놀이터 삼아 뛰어 다니던 골짜기 한켠에...
구덩이를 파고 묻었다.
살아서는 한번도 나와 마주 친적도 없던 미물이었지만
좋은데 가라고
눈길 한번 더 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