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겨울이 되면 딸아이와 사무실을 함께 쓰는
아이의 선배가 내게 쌍화차 재료를 보내 준다.
조금 번거롭기는 해도 성의가 괘씸하니 정성껏 달여 차로 만들어 두고
필요할 때 한 잔씩 덜어 데워 먹는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한약재와 중국과 베트남에서 온 것까지 합쳤으니
나름 글로벌한 쌍화차 되시겠다 ㅎ
설명서에 있는대로 살짝 씻어 물기를 빼고 30분간 담갔다가 세시간 넘게 고았다.
온집안에 한약 달이는 냄새....
추운 겨울날 노년의 부부가 사는 집에서 나는 냄새치고는 아주 고급하다 생각하며
굳이 환기를 따로 시키지는 않았지만 황토집이다 보니 적당히 냄새가 빠져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완성된 차에 잣과 해바라기와 호박씨를 조금 띄워 한 잔 시음을 했다.
다른 견과류와 밤조림 정도를 넣어주면 맛은 한결 나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번거롭지 않게 있는 것만 넣어 이 정도로 마셔도 될 듯...
오늘도 오전에는 마을회관에 봉사가 있어
소찬이지만 이것 저것 장만해서 어르신들께 대접해 드렸다.
말 타면 경마 잽히고 싶다고 어르신들께서는 겨울에는 일주일에 두 세번 더 식사를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셔서
일주일에 한번도 내가 한 말에 책임을 다하느라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더 많이 하라 하면 부녀회장 안한다고 협박( ?)을 했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식사도우미도 있고 여러분들이 스스로
식사를 해드신다고 협의가 되면 장도 봐 드리고 후원은 할 수 있다하며
확실하게 말을 했다.
식사도우미로 계신분들도 다 80이 넘었고 내가 돕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알고 있으니
아무도 밥을 해먹겠다고 안하더라.
모두 대접 받을 분들만 있고 봉사할 젊은이는 없는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