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멀어져만 가는
꽃다운 봄이 서글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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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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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배꽃 피는 나무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김병손 `배꽃 보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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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시인은 오래 전에 쓴 시를 블로그에 옮겨 놓았더라.
그때는 그저 무심히 보고 지나쳤는데
이제 다시 보게 되니 무엇을 예감했는지 생각이 미치니 내 혈육인양 가슴이 저리다.
멀어져만 가는 꽃다운 봄이 얼마나 서글펐을까...
개인적인 교류가 특별하게 있지는 않았지만 사는 곳의 물리적인 거리도 가까웠고
또 블로그에서 일상을 공유하기도 했으니 모르는 사람이었다고도 할 수 없는 그런 사람.
다른 계절도 아니고 배꽃 피는 그 봄에 마추친 현실.
얼마전 건너 건너 부고를 듣고 다시 이 시를 보니 그 마음이 온전히 전해져 한동안 먹먹했었다
시인은 어쩌자고 오래전 40대에 이런 시를 쓴 것일까...
괜찮다는
거짓말도
꽃이 되는 지금은 봄....
지난해 떠나 보낸 우리 며느리가 전화기 메인 창에 올려 놓았던 시 한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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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푸른 청춘의 시간을 향유 해야하는 이들이
다른 계절도 아닌 하필 그 아름다운 봄날에 절망스런 일과 마주해야 했을까.
그 아이는 괜찮다고...괜찮다고 입버릇처럼 말을 했지만
어떻게 괜찮았겠냐고,
그 아이를 떠나 보내고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는데도
나는 때때로 이렇게 슬픈 그리움을 어찌할바 모르겠는데...
잊으려고, 잊은 것처럼 그렇게 살아 내고 있지만
가슴에 묻은 그 아이는 시 공간을 넘어 나와 함께 살아 가고 있다.
그들은 떠나 갔고
슬픔과 그리움은 남은 이들의 몫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내버려 두듯이...라는 노랫말처럼.
무엇도 억지로 되어지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세월과 함께 흘러 가는 것.
나는 아직도 그 아이가 너무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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