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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밥상

종다리가 온다 하니

by 풀 한 포기 2024. 8. 20.

 

덥기도 너무 덥고 먹고 있는 김치도 넉넉하니

밭에 있는 열무를 소 닭보듯 해오다가

종다리가 올라 오며 비도 내릴 것이라기에 자칫 밭에서 버려질까 싶어

오늘 드디어 맘먹고 거사를 치르기로 했다.

 

오전 일찍 병원에 가서 늘 먹는 약도 받아 오고 

피검사한다고 해서 아낌없이 주사기로 하나 빼주고 왔다.

그 피 보충하려면 열심히 먹어야 겠군...^^

 

.

마을에서 자별하게 지내던 분이 돌아가셔서 남편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상가에 출근 

 

나는 열무 한소쿠리 뽑아다 대문간에 앉아 모기향을 피워 놓고 다듬었다.

작은 달팽이 새끼들이 오골오골하더라

조금 더 뒀으면 그 달팽이들이 형체도 안남기고 갉아 먹었을듯,

 

 

 

날이 더우니 파도 이렇게 요절하다.

 

 

우물에서 소금에 절여두었다 씻어 가지고 들어 왔다.

밀가루 풀을 쑤고 배와 양파 통고추를 갈아 양념을 만들어

휘리릭 버무렸다.

 

 

하자 들면 이렇게 가비얍게 할 일을 그동안 엄청 꾀를 부렸다.

종다리 덕에 숙제 한가지 해치웠다.

그나저나 이번 태풍은 이름처럼 쪼꼬맹이인지 오후에 바람불고 빗방울 조금 비치더니

지금은 너무 잠잠 하다.

태풍이 지나가도 더위는 안 가실거라고 협박을 하더만...

 

 

 

그 고약하던 너구리 분명 뭐에 물려간게 확실하다.

오늘 아침에 참외를 네 개나 땄다

올해는 수박은 좀 망했는데 참외는 아직도 덩굴이 싱싱하고 

계속 열리고 있어서 앞으로도 꽤 많이 딸 거 같다.

너구리만 안온다면,

그동안 너구리가 열개 이상 먹어 치웠으니 어쩌면 다른 것이 먹고 싶어 안오는지도...

 

 

마을에서 배과수원을 하는 형님이 

벌써 배를 땄다고 한 소쿠리 주셨다.

상품성은 없지만 먹는데는 지장없는...

사진이 그렇지 실제로는 엄청 큼지막하다.

해마다 챙겨 주셔서 늘 고맙게 받아 먹고 있다.

마을회관에도 많이 주셔서 일년 내내 두고 식재료로 쓰기도 하고

또 과일로 나눠 먹기도 한다.

이렇게 나누는 일은 많이 있어서가 아니고 마음이 부자라서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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