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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고추와 씨름

by 풀 한 포기 2024. 8. 9.

 

지난해부터 고추를 심지 않기로 해서 물고추를 가까운 영란씨네서 구입을 했다.

저장하고 있는 고춧가루도 있고 해서 물고추로 40kg.

얼마나 힘들게 농사를 짓는지 알고 있어서 그저 감사하게 받았다.

정말 대단한 게 전문농사꾼도 아니고 부부가 모두 교직에 있던 분들이

농사에 진심이라서 얼마나 농사를 잘짓는지 감탄스럽다.

 

아침 일찍 고추를 따지마자 직접 집에까지 가져다 주니

앉아서 편히 고추농사를 지은 기분이 들었다.

 

말려서 주겠다고 하는 것을 씻어 꼭지따고 건조기에 넣고 하는

그것 만이라도 일을 덜어 주고 싶어 그냥 물고추로 달라 했는데

일복 없는 남편은 우물가로 고추를 날라 주는 것만하고 약속이 있어 외출을 하고 

혼자 앉아 다섯번을 씻어 꼭지를 따서 건조기에 넣는 일만도 네 시간 가까이 걸렸다.

 

오후에는 칠석날 있을 마을행사준비로 금선씨와 장을 보기로 해서 

서둘러 하다 보니 점심도 제 때 못먹고...

 

 

건조기에 넣어 하루가 지났다.

40도로 다섯시간 50도로 60시간을 셋팅했다.

나는 이제껏 50도 정도로 처음부터 말렸는데 영란씨가 그렇게 한다해서 나도 ...

 

그간 개갈안나지만 고추농사를 지어 보았어도 사실 이렇게 좋은 고추는 따 본적이 없다.

벌레 먹고 썩고 병나고...

약을 얼마나 부지런히 줘야 되는지 너무 애쓰는 남편에게

어차피 그렇게 약을 쳐야 된다면 애쓰지 말고 그냥 약친 거 사먹읍시다 .

그러고는 고추를 안심으니 남편만 편하게 낚시를 맘놓고 다니게 됐다는...

 

약을 제대로 안치니 수확량도 형편없고 힘만 들어서 우리는 고추농사 포기를 했다.

 

 

 

더위에도 마을일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수요일은 육개장을 끓여 어르신들 대접하고

 

오후에는 농촌체험휴양마을 법인설립회의에 참석하고

 

어제 목요일 오후에는 장을 봐서 칠석날에 쓸 열무김치도 담아 놓고

쇠불고기도 재워 두고 떡도 맞추고 이것 저것 준비를 하느라 바빴다.

 

일도 바빴지만 느닺없이 컴퓨터 키보드가 고장이 나서 며칠 애를 먹었다.

컴퓨터를 오래 썼어도 키보드가 고장난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마우스 고장인 줄 알고 

마우스를 새로 구입했는데 가만 보니 문제는 키보드,

다시 주문을 넣어 키보드를 받아 이제 정상화가 되었다.

사소한 거지만 뭔가 하던 일을 할 수 없어 지니 참 난감하고 얼마나 불편했던지.

그냥 살던대로 하던대로 아무일도 없이 지나가는 게 최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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