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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쉬어가는 장마

by 풀 한 포기 2024. 7. 10.

 

창가에 화분을 올려 놓으려고 선반을 만들어 달았는데

화분 대신 고양이들이 차지하는 캣 타워가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화분을 쭈욱 올려 놓고 나름 분위기 괜찮았는데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이 화분 틈사이로 올라 가려다 

화분을 떨어 뜨려 깨뜨린게 한 두개가 아니고

겨울에는 천상 저곳에 두었던 화분을 안에 들여야 되니 빈 선반이 되면

고양이들이 올라 가서 해바라기를 하니 내가 져서 그만 화분을 치워 주고 말았다.

요즘 비가 내리니 비를 피해 저곳에 주루룩 앉아 있거나 잠을 자는 고양이로 늘 만원 사례다.

 

 

장마중에도 오늘은 해가 나서 마을에 내려가 봉사하기에 불편하지 않아 좋았다.

오늘은 쇠고기미역국을 끓이고

코다리무조림과 꽈리고추멸치볶음, 알감자 조림,복숭아와 채소를 넣은 샐러드를 

준비해서 어르신들을 대접했다.

달랑 한 그루 있는 복숭이 나무지만 한꺼번에 따내야 하니 양이 많아

소비차원에서 복숭아 양배추 오이 당근 그런 것들을 가지고 가서 

반찬 한가지로 만들고 집에서는 천덕꾸러기 알감자도  조림을 해서 한끼 먹으니 그도 좋았다.

 

멸치와 꽈리고추는 금선씨가 가지고 오고...

아삭이 고추라고 심은 것이 모두 꽈리고추여서 그집도 넘쳐나서 모두 마을회관으로 따가지고 온다.

이리 저리 뭐라도 가지고 와서 식재료로 쓰니 시장을 크게 안봐도 되고

기쁜 마음으로 다들 하고 있으니 힘은 들어도  보람이 크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도 많고 이 더위에 누가 나먹자고 집에서 이렇게 음식을 하겠는가 싶어서

가능하면 한가지라도 더 마련해서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음식을 넉넉히 준비해서 남는 것은 소포장을 해서

집에 가져가서 드실 수 있게 몇 분께 드리기도 한다.

 

 

오늘은 비가 안오니 오후에 밭에 내려가 밭에 풀을 뽑아 주다가 

지난번에 볼 때 덜 영근 것 같던 강낭콩을 이제는 따야 되겠다 싶어 한소쿠리 따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모두 까서 물로 씻어 물기 빠지라고 소쿠리에 건져 놓았다.

비닐팩에 소분을 해서 냉동에 넣어 두고 밥밑콩으로 쓴다.

말려 두었다가 불려서 써도 되지만 이렇게 풋콩으로 냉동에 두었다 먹는게 

훨씬 맛이 좋아 늘 그렇게 하고 있다.

 

혼자서 콩을 까고 있으려니 남편이 `나도 깔까?`

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더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앉아서 하는 일 힘들어 해서 내가 하라고는 못하니 원한다면 하시라고...ㅎㅎ

남자들은 왜그리 손이 굼뜬지 속 터지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거들어 주면 

훨씬 쉬우니  꼼지락 거리는 거 보면서 참느라고 한참 도 닦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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