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달 열 나흘 달이 휘영청 떠 올랐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산골 백수인 우리도 년 말이라고
여기 저기서 자꾸 불러 낸다.
엊저녁 밥이나 먹자고 몇몇이 온양 신정호 부근으로 가는 중에 설화산 위에 뜬 달이 보였다.
온양에 있는 어느 학교든지 교가에 등장하는 설화산이다
설화 정봉 뻗어 내린 그윽한 기슭 ♪♬♩~~~ 이렇게 시작하는 교가가 대부분이라는,
마시코라는 옥호의 식당.
코다리찜과 꼬막비빔밥이 주 메뉴인 집.
나는 처음 가 본 집이고 친한 동생네는 몇 번 가 본 적이 있다해서
두 집 부부와 사부님이 한 해를 그냥 보내기는 섭섭하다고 점 찍는 마음으로 밥 한끼 나눈 것.
꼬막 쟁반 비빔밥과 코다리찜을 함께 시켰는데
비빔밥 비주얼이 좀 특이하다.
생각보다 꼬막의 양이 푸짐하고 딸려 나온 비빔국수가 상큼하다
오롯이 꼬막만을 무침으로 넉넉히 곁들여 나오니
한끼 식사로는 그런대로 괜찮다 싶다.
계란 프라이와 부침개는 셀프로 조리해다 먹을 수 있고
막걸리는 무한 리필 공짜...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데 우리도 한 잔 씩 먹어 보았다.
남편은 소주파인데 요즘 조금 절주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냥 막걸리 한 잔.
코다리찜
시래기는 따로 추가했고.
맛은 평이했고 좀 달아서 나는 딱 한 쪽 먹는 걸로,
시래기 솥밥이 나와서 그릇에 퍼내어 따로 먹고 누룽지 숭늉을 만들어 먹는데
그 밥이 오히려 맘에 들더라.
이제는 어디 가서 식당에 밥을 먹으며 사진 찍는 일은 드문데
그 집 홀 매니저가 사진 안찍으세요? 하는 바람에...ㅎㅎ
늦은 저녁 집에 돌아 오니
우리를 기다렸던듯 집앞 산등성이에도 달이 떠있다.
동짓달 시린 달이 많은 얘기를 건네는 듯해서 서늘한 바람결에 한 참을 바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