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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골짜기 풍경

가을 풍경의 완성

by 풀 한 포기 2023. 10. 26.

 

서리가 내려도 진즉에 내렸어야 마땅한데

올해의 날씨는 참 대중 할 수가 없다.

우리집에는 월하감과 대봉감 그리고 반시 그렇게 세 종류의 감나무가 있다.

낭만적인 이름의 月下감은 우리 이전의 사람이 심어 놓은 것이고

반시와 대봉시는 우리가 심은 것.

 

서리를 맞은 후에 감을따서 저장하면 저절로 홍시가 되어 말랑말랑한 감을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도 좋은데 그 서리 내리기를 기다리다

너무 늦어져서 더는 못참고 오늘 감을 땄다.

 

사실 감을 딴 이유는 남편이 내일 친구들과 2박 3일 여행을 떠나는데

동행하는 친구에게 보내려고 힘들어 하면서도 열심을 낸 것.

나는 덕분에 곶감도 깍아 매달고 마을 형님과 친구댁에 나누기도하고 

여러가지로 마음이 부자가 된 날이었다는...

 

이맘 때 꼭 보고 싶은 풍경이 저 곶감이 매달린 것.

왠지 모르게 곶감을 매달아야 시골집의 가을 풍경이 완성되는 느낌이랄까..

 

날씨만 도와 준다면 두 달쯤 후에는 맛좋은 곶감이 될 것이다

 

 

 

남편이 힘들어서 대봉감은 나눌 것 조금만 따고 아직 나무에 남은 것이 좀 있다.

주말에 아이들이 온다하니 독려해서 감을 따서

즈이들 지인들에게 줄 곳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할 예정인데

아마도 딸아이만 조금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

 

여유가 있다면 아직 못나눈 마을 친구에게도 좀 더 주고

김장배추 가지러 올 동생도 주고...뭐라도 줄 것이 있어 참 좋은 가을이다.

 

 

소국이 피기 시작이다.

다른 색은 아직 풍성하게 피지는 않았지만

하나 둘 봉오리를 터뜨리니 곧 국화의 세상이 될 것이다

마을 꽃밭은 우리집 보다 해를 잘 받아서인지 훨씬 많이 피었더라.

내일은 길섶으로 피고 있는 소국들도 얼마나 피었나 점검(?)해 봐야겠다.

 

 

 

마을 형님께서 며칠전에 두부를 만들었다고 두부도 주셨는데

그때 나온 비지도 띄웠다고 또 챙겨 주셨다.

생비지찌개도 고소하고 맛있지만 이 띄운비지도 좀 쿰쿰하면서 부드럽고 깊은 맛이 있다.

돼지고기와 김치를 볶다가 물을 붓고 끓여 마지막에 비지를 넣고 한소큼 더 끓이면 된다.

 

그냥 비지찌개 한 냄비지만 사실 저기에 넣은 김치도 또다른 마을 형님이 가져다 주신 것.

내가 묵은지가 없다는 것을 아시고 집에까지 직접 가지고 오셨더라.

밭에 배추가 그득하니 김치야 담으면 되지만 맛이 잘들은 묵은지로 하는 음식은 

꼭 그 묵은지가 있어야 되니...

인심써서 여기 저기 퍼나르다 정작 나는 얻어 먹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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