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시누이네 배추 절여주면서 배추 우거지를 따로 챙겨 놓았었다.
나는 더러 파란 잎도 함께 절여 나중에 김치를 담고 맨위에 우거지로 덮지만
도시에 이런 걸 가져 가려 하지 않고 너무 성한 것이 아까워 주섬 주섬
헛간 탁자위에 가져다 놓았다가 오늘 보니 조금 시들어서
엮어도 되겠다 싶어 이렇게 요절하게 매달아 놓았다.
무청시래기와 다른 용처로 쓰지만 국을 끓일 때는 이 배추우거지가 더 맛난다
주말에나 아이들이 오니 아직 할 일이 없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일감을 찾고 있다 ㅎ
미리 까놓은 마늘을 갈아서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진즉에 갈아 놓은 생강과 돼지파도 냉동에서 냉장으로 옮겨 놓았다.
지난해 까지는 혼자서 애들 오기 전에 김장을 다해 놓았는데
올해는 가다려 함께하려니 좀이 쑤신다.
괜히 무리했다가 나중에 몸이 더 안좋아질까봐 참고 있는데 그게 더 힘들다..
매번 80포기씩 김장을했는데 올해는 줄여서 60포기만 하려고 한다.
김치로 담아 보내던 친구네는 올해부터 안보내기로 했고
나도 항상 김치가 남으니 줄여해야 좀 수월하겠다 싶어 그럴 작정이다.
누구에게 해마다 뭘해주다가 갑자기 끊어 버리기가 참 곤욕스러운데
올해는 내 건강도 그렇고 핑곗김에 늘 하던 것들에서 벗어나려 한다.
지난번 된서리에 한련의 잎과 줄기가 다 시들어 말라 버렸는데
거기에서 어떻게 살아 났는지 이렇게 딱 한 송이씩 꽃이 피었다.
여린 것 같아도 대단한 생명력이다
추녀밑으로 여름에 피었던 끈끈이대나물에서 떨어진 씨가 다시 나서
키도 작고 훨씬 보잘것 없지만 꽃을 피우고 있다.
서리가 직접 맞지를 않는 곳이니 ...
아마도 기온이 영하로 며칠 내려 갈때까지는 꽃이 유지가 되지 싶다.
추위에도 강해서 작은 모종도 겨울을 잘나서 이듬해 봄에 다시 자란다
내일은 미리 김치통을 다 챙겨서 씻어 말려야 겠다 생각하고 있다.
갑자기 한가해지니 뭐 할 일이 없나 자꾸 찾아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