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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쳐 가며 방사선 치료 받고
게다가 그 후유증으로 방사성 폐렴까지 와서 며칠째 정신없이 지내던 나에게
내가 삼베 이불 하나 선물했다.
![](https://blog.kakaocdn.net/dn/bCJ9cz/btrI4V9dexV/tLVXV68xpc1oatZvkqFIL0/img.jpg)
언제 무슨 사연으로 생겼는지 기억에도 없는데
내게 뜬금없이 삼베 한필이 있더라는...ㅎ
생각 날때마다 조금씩 잘라서 찜솥에 까는 보자기도 만들고 그러면서도
딱히 다른 용처가 생각이 안났는데
갑자기 저 것으로 여름 이불을 만들어 볼까 생각이 미쳐 대~충 어림으로 잘라
드르륵 재봉질을 해서 딱 1인용으로 만들었다.
나 혼자 덮으니 딱이다 그러면서 지내다가
아무래도 얘가 아무리 고와도 삼베는 삼베이고 색도 좀 누렇고...
덮고 자다 보면 가볍고 작아서 앞인지 뒤인지 겉인지 안인지 잘 뒤집어도 지고,
그거 구분 용도 내지는 삼베가 주는 느낌에서 조금 벗어나게 수를 하나 놓아볼까..?
그렇지만 이 더위에 몸도 션찮으면서
수는 아무리 작아도 노동집약적인 일이라서 잘 시작하기 어려운데,
그러면서 망설이다가 어느날 몸도 우선해지고 어차피 더워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
작정하고 수를 놓을 도구들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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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생일 선물로 며느리가 사 준 색실.
내가 색실을 사달라 했더니 수틀에 교본까지 일습을 장만해 주었었다.
어쩌다 한번 소품에 포인트로 수를 놓거나 하니까 실은 거의 전량이 남아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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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의 윗쪽 가슴쪽으로 오는 전면에 도안을 그리고 수틀을 끼웠다.
실력은 일천하지만...
그리고 한가지 수놓다가 할 만 하다 싶으면 끝이 나니까 실력이 늘지가 않는다
수는 늘 하고 있어야 되는데 뭐에 쓸 일이 있다고
직업도 아니고...잘 하게 되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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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정도 집중..집중해서 완성을 했다.
산수국 두 송이 덕분에 이불의 품격이 높아 졌다 ㅎㅎ
그런데 삼베가 곱다해도 올이 굵어서 사실 수가 이쁘게 놓아지지가 않는다
그냥 무슨 프랑스자수실로 쉽게 놓던지
아니면 두겹실로 좀 거칠게 놓는 수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에는 실을 꼭 두겹으로 해봐야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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