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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좋아하는 것

기다리는 마음

by 풀 한 포기 2021. 5. 15.

꽃창포

얼핏 보면 같은 것 같지만 꽃술의 모양도 다르고 꽃잎의 무늬도 색도 약간은 다르다.

각기 다른 곳에서 구해 심은 것이라서 오른쪽 것은 기왕에 있던 것이고

왼쪽의 것은 올해 처음 꽃을 피워서 어떤 모양일지 궁금했었다.

 

지난해 비가 많았던 여름 흰 작약을 갖다 주신 분이 있었는데

올해 꽃봉오리가 딱 하나 올라 오긴 했지만 흰색은 아닐 것 같았다

드디어 오늘 그 본색을 드러 낸 바 역시 흰색은 아닌 꽃분홍색.

전에 부터 있던 우리집 작약과 비슷한 색이긴 해도 분홍이 조금 더 많이 들어간 듯.

그분 댁의 꽃사진을 보니 한 둥치에서 흰색과 분홍이 어우러져 피고 있었다.

 

올 해 꽃은 안피었지만 처음 사서 심은 작약이 다섯 가지 있고

씨앗 파종으로 키우고 있는 흰작약이 내년에는 꽃이 올 것 같아서

이 아이가 꼭 흰색이 아니어도 섭섭하지 않고

또 내년에는 흰색의 유전자가 발현을 해서 여러 송이 피는 중에 흰색도 섞여 있기를 바란다

더치 아이리스 옐로우

더치아이리스아폴로

 

구근으로 심는 붓꽃인데 올해 처음 꽃을 보았다

세 가지를 심었는데 두 가지는 이렇게 꽃이 피고 한 가지는 감감 무소식

내년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생기게 만든다.

아폴로라는 이름의 이 꽃은 꽃봉오리 때가 더 기대감도 크고 이뻤었다.

피고 나니 기대에 못미치는 듯...

 

연못가에도 올해 처음으로 꽃창포 꽃이 피고 있다.

여기 까지 미쳐 손이 못갔었는데

지난해 봄, 씨앗으로 파종했던 꽃창포 모종을 쭈욱 심어 놓고

꽃이 피기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올해 부터 꽃이 피고 있다.

 

연꽃과 수련은 고라니가 죄 뜯어 먹어서 기를 수가 없고

겨우 이 어리연 한 가지 이것도 가물어서 물이 조금이면 고라니가 들어 가서 잎을 따 먹어서

꽃을 볼 수가 없는데 지난해 유례 없는 홍수에 꽃은 실컷 보았었다

늦게 까지 잎이 안올라 와서 다 고사를 했나 하고 얼마나 기다렸는지,

이제 겨우 몇 잎씩 올라 오고 있다

한여름에 작지만 노란 꽃을 보는 재미가 참 쏠쏠하다.

 

오늘 남편의 오랜 친구가 다녀 갔다

며칠전부터 보고 싶어 얼굴이라도 본다며 한번 온다는 기별에

남편은 조금 들뜬듯 기다리고...

나이 들어서도  찾아 오는 친구를 둔 남편은 이래 저래 복많은 사람.

 

분주히 차린 점심 한 끼 나누고 너 댓 시간 머물다 돌아갔지만 

당분간 친구를 만난 뿌듯한 기분으로 남편은 행복하겠다.

 

부인과도 절친하게 지내는 터이지만 오늘은 혼자만 다녀 가서 

가는 길에 얼마전 짠 들기름이며 표고버섯 말린 것 쑥개떡 반대기 등을 싸서 보냈다.

친구 만난다 들떠서 술과 내가 좋아하는 떡을 사들고 왔으니

빈 손으로 보내는 것은 섭섭해서...

 

부부가 함께 오면 하룻만 지내고도 가는 그런 사이인데 

얼마전 허리 수술을 해서 잠깐만 있다 돌아 간 것.

 

이 골짜기에서 정다운이 오기를 가다려 만나고 정담을 나누고...

이러면 됐지...사람 사는게 별 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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