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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메주를 매달았다

by 풀 한 포기 2020. 11. 5.

역시나 내가 뭔 일을 좀 하려고 하면 기가막히게 잘알고

남편은 집을 비운다

오늘은 낚시....

오전에 짚을 손질해서 물에 씻어 대충 물기가 마르려고 할때

겉이 어지간히 마른 메주를 묶었다.

보기만 했지 아렇게 묶어 본 것은 처음이라서 얼마나 궁리를 했는지 모른다^^

 

짚을 가지런히 해서 반을 나누어 아랫부분을 십자로 놓고 겹치게 두번을 접은 다음에

다시 두갈래씩 나누어 반대로 접으니 네쪽으로 짚이 벌어지게 되더라

그위에 메주를 모로 세워 놓고 모서리 양쪽에서 위로 올려 꼬고

나머지 앞뒷면의 짚도 위로 모아 네가닥을 다시 두갈래로 나누어 새끼꼬기를 하였다.

 

묶어 놓고 보니 얼추 비슷한 것이 스스로 대견해서

사진을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요모 조모 살펴 봐도 거참 신통하네...ㅎㅎ

 

메주를 다 묶고 이젠 매달아야 하는데 남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기왕에 혼자 한 거 매다는 것쯤이야 하면서 `간신히`하고 같이 매달았다.

 

메주는 여덟장인데 여섯개를 매달고 보니 자리가 모자라서

다른쪽에 새끼줄을 길게 꼬아 마주 걸었는데

내 새끼 꼬는 실력을 못믿어서 비닐끈을 보조로 한번 감아 매달았다는 ..^^

 

그리하야 곶감 옆댕이로 이렇게 메주까지 주렁주렁 매달게 되었다는 전설.

 

그리고 어디 그것 뿐이더냐...이 청국장 얼마나 잘 띄워졌는지 실이 나는 것 좀 보소.

어제 모처럼 남편의 참여하에 고무 함지에 빻고 있는 중.

온도가 잘맞으니 하루 반나절이면 청국장이 잘 띄워지는 듯,

조금만 재넘으면 냄새만 고약해지는데 이 정도가 딱좋다 싶다

 

 

이렇게 해놓고 나니 그저 바라만 봐도 흐믓하다

오늘 벌써 친한 동생네 부터 나누어 주었다

몇개만 냉장에 두고 나머지는 냉동고에 보관했다

김장때 애들 오면 또 몇개씩 나누어 주고 추운 겨울날 보글보글 청국장을 끓이면

세상 어느것 보다 행복한 맛이 되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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