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따뜻한 봄기운에 앙다물고 있는 매화꽃봉오리
참다 못해 투욱 터뜨렸다
드디어 나는 봄을 보게 되었다.
친구가 보내 준 생일 카드에
`봄 들으면 봄이 오고, 봄 보려면 봄이 간다`라는 구절이 쓰여 있었는데...
내가 봄을 보고 있으니 봄이 가려나...?
아니 가고 있는겐가?
봄날씨가 예년에 비해 일찍 따스해서인지
표고버섯이 벌써 따도 될만큼 자랐다.
기온차이가 심하면 이쁜 화고가 되는데 그만큼은 아니어도 보송보송하니
따내기 아까울만치 이쁘다.
봄이 되었으니 농부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린다
설지나고부터 온동네 사람들이 와서 냉이를 캐던 밭.
그때는 좋았는데 제초제 안하는 밭이니 그 많던 냉이가 죄꽃이 만발했으니
무서워서 더는 두고 볼 수 없는일.
아직은 아무 것도 심지 않지만
뒷쪽으로는 고추를 심고 앞쪽은 아마도 참깨를 심게 되지 않을까 싶다.
고추는 고랑을 넓게 잡는다해도 나중에 고추가 자라고 나면 늘 좁아...
그래서 감독도 할겸 훈수를 두러 참견중이다.
그래 그 정도면 되겠지
올해는 고랑 사이 다니며 고추따기 좀 편하겠다.
작년 들깨농사 찌꺼기
산이 가까우니 태워버리지도 못하고 해마다 고춧대며 콩대,들깻대, 여기저기 잔뜩 쌓여 있다
세월 지나면 물론 썩어서 퇴비로 쓸 수는 있지만 어느 하세월에..
참으로 골칫거리다
파쇄를 해서 퇴비를 만들면 좀 빠르다고 하는데
파쇄기도 없고 일이 많아 할짓은 아닌듯도 하고 우리는 그냥 밭한귀퉁이에 쌓아 둔다
그러니 농사에 소질도 없는데 밭이 조금씩 줄어 드는 아주 바람직한 효과도 생기고
그도 나쁘지 않다 그러면서 유유자적.
아주 해탈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