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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친구

친구의 글

by 풀 한 포기 2018. 11. 24.

내게는 글을 쓰는 친구가 있는데
요즘 인터넷상에 박경리 또는 박완서의 글이라고 저자를 둔갑시킨
친구의 글이 블로그와 카페에 엄청 돌아 다니고 있다
물론 글이 좋기는 하지만 그런 대가들의 이름을 붙여야했을까...?
수필가이자 사진예술 편집장인 윤세영의 글로
2016년 3월 3일자 동아일보 `아름다운 동행`코너에 소개되었고
동명의 수필집 71쪽에 수록된 것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톨스토이 글이라고 소개되겠다고 웃었지만... 참.
그래서 오늘 보이는대로 여기 저기 댓글로 수정을 해달라는 글을 쓰고 다니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상에서 악플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어떨까 새삼 크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아랫글이 그 글의 전문인데
나도 그 중 한가지를 그대로 복사해 옮겨 보았다
마음대로 첨삭한 부분도 있고....그렇지만


넋/박경리

박경리 (1926.10.28~2008.5.5)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 예전에 싱겁게 웃어 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아프기 전과 후’가 이렇게 명확하게 갈라지는 게 몸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랴 ! 

얼마 전에는 젊은 날에 윗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몇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 없구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면서 지금 저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땅 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사나흘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자!

지금도 감사를 느끼고 계시는지?? 우리들이 입으로는 감사함을 외치지만~ 진정으로 느끼는 사람은 적은 것 같습니다.


안구 하나 구입하려면~ 1억 이랍니다. 눈 두개를 갈아 끼우려면~ 2억이 들고 

신장 바꾸는데는 ~ 3천만원,

심장 바꾸는데는 ~ 5억원,

간~ 이식 하는 데는~ 7천만원,

팔다리가 없어 의수와 의족을 끼워 넣으려면 더 많은 돈이 든답니다.


지금 ! 두 눈을 뜨고 두 다리로 건강하게걸어다니는 사람은 몸에 약 51억이 넘는 재산을 지니고 다니는 것입니다.

도로 한 가운데를 질주하는 어떤 자동차 보다 비싸고 훌륭한 두 발로, 자가용을 가지고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는 기쁨을 !! 우리는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런 사고로 앰블런스에 실려 갈 때 산소호흡기를 쓰면 한 시간에 36만원을 내야하며

눈~ 코~ 입~ 가지고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면서 공기를 공짜로 마시고 있다면 하루에 860만원을 버는 샘입니다.

우리들은 51억짜리 몸에 !! 하루에 860만원씩 공짜로 받을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


그런데 왜~??? 우리는 늘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가 ??? 그 이유는 욕심이 많아서 그렇겠지요.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없다고 합니다. 기쁨이 없다는 이야기는?? 결국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움켜쥘 수 있고,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이라는 정상에 이미 올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잎 클로버는 행복 !!! 네잎 클로버는 행운 ??? 행복하면 되지 행운을 바란다면 욕심이지요. 

오늘부터 지금부터 숨 쉴 때 마다 감사 기도 드려야겠습니다.


-옮겨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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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이 동아일보에 실렸던 원본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걸,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기,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다.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예전에 싱겁게 웃어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아프기 전과 후’가 이렇게 명확하게 갈라지는 게 몸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랴.

얼마 전에는 젊은 날에 윗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몇 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없구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면서 지금 저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땅 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사나흘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윤세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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