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감쪽같이 달아나고
요며칠 아주 가을색이다
아침저녁으론 춥다...이런 말도 하고 ㅎㅎ
수수가 익어가는지 무거워 목을 길게 늘어뜨렸다
다른곳에는 수수목 하나 하나 죄 그물망을 씌웠던데
아직 우리밭에 새는 안덤벼드는듯해서 그냥 두고 보고 있다
이른 밤이 몇개씩 떨어져서 줍고 있다
그렇게 더워 가을 따위는 안오는 줄 알았더니
계절이야 어김없이 다시 돌아 오고
밤송이 저절로 쩌억 입을 벌려 알밤을 토해 낸다
돌보지 않아 염치 없지만
배나무 마다 몇개씩 배가 익어 간다
그중 몇개 단맛이 도는지
그걸 알아챈 또똑한 새들이 먼저 쪼아 먹었다
몇개 따다가 여름무로 썰어 담근 동치미에 넣었다
그냥 과일로 먹기엔 영 맹맛이지만
혹 김치국물에는 도움이 될까 싶어서...
오늘 남편의 정기 검진일
병원에 갔더니 경과 좋다고 약도 하루 한번으로 줄여 오고
술도 조금씩은 먹어도 된다는 남편에게는 기쁜 소식
이를 기념하여
돌아 오는 길에 장을 봐와서
몇가지 음식을 장만해서 마을 친구들을 청해
술도 한 잔 하고 저녁도 함께 먹고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아주 편안하다
늘 오늘만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