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배밭 꼬라지다
주객이 전도되어 샤스타데이지 천지지만...
그래도 배나무가 주인이다.
사과나무도 있다 진짜다. ㅎㅎ
재작년부터 배가 열리기는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구경만 했더니
꼭 돌배처럼 작고 껍질이 두껍고 못생긴 배가 되었다
그나마 익을때까지 멀쩡하게 남는것도 없고
새나 벌레가 죄 파먹곤했다.
농협달력을 보니
배봉지 씌워주기가 있어서
드디어 그때인가 보다 하며
묵은 전화번호부를 잘라서 봉지를 만들었다
다섯개만 만들까 하다가 열개.
저렇게 하면 되는것인지 ㅎㅎ
어지간한것은 다 솎아내고 그중 똘똘한 놈만 골라서
봉지를 씌워주는 은덕을 베풀었는데
효도를 받으려나 모르겠다
배나무 심은뜻은
맛난 배를 먹어 보자는 원대한 꿈을 꾸었던것은 아니고
그 저 달빛 밝은 밤
하얀 배꽃에 좀 홀려 보고자 함이었으니
배꼴이 개갈이 안나더라도 나는 괜찮다..
그나마 봉지가 모자라 알몸으로 그냥 둔 배...
너무 섭섭하게 생각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