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담은지 50여일
주말에만 시간이 되는지라
며칠 늦은듯 싶게 장을 갈랐다
고추며 숯을 건져내고 메주를 눌러 놓았던 나뭇가지도 빼내고
간장이 담길 항아리에 소쿠리를 얹고
삼베 보자기를 깔았다
저 보자기는 친정엄마가 생전에 자투리 삼베를 이어 만들어 주신 것으로
40년쯤 된 것.
메주 찌꺼기나 혹 티끌이라도 들어갈까봐
삼베 보자기에 간장을 걸러 붓고
옛날 친정에서는 장을 다렸지만
나는 그냥 된장과 간장을 가르기만 한다
그냥 두어도 햇볕에 충분히 소독이 되고
많이 졸아서 해보니 괜찮아서 늘 그렇게 한다
요것은 작년에 만든 묵은 된장
올해 치대어 담아 놓은 햇된장
색깔 부터 다르다.
간장
엄마의 씨간장으로 접을 붙였으니
올해에도 변함없는 맛이 되겠거니..그저 믿는다
점점 장항아리가 늘어나고 있는 내 장독.
몇개는 우물가에 씻어 우려내느라 물이 부어져 있어 안 보이지만
대부분이 엄마가 쓰시던 항아리들.
대를 이어 내가 쓰고 있으니 기뻐하시겠지.
맨 뒷줄의 항아리는 할머니께서 쓰시던것이고
제일 최근의것도 50년쯤 된 것.
요즘의 기물들도 이렇게 오래 쓰지는 않는데
예전의 옹기는 오히려 늘 새 것의 느낌이 드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