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 터를 정한지 10년이 넘었고
물론 주소도 그곳으로 옮긴지도 햇수가 같고
주말 농장처럼 한 7년을 오르내리다가
남편이 먼저 내려가 집을 얹고 정착한지도 5년차로 접어 들어 가고 있다.
동네 인심도 좋고
친화력이 남다른 남편은 진즉에 그곳 원주민 같은 포스긴 하지만
재작년부터 자꾸 이장을 맡으라는 동네 어르신들 권유를
고사하고는 있는 중.
올해는 기어이 이장을 맡으라는 압력에
남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다른 마을에 비해
비교적 4~50대 중년의 비율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 이장을 놓고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탓.
다른 동네는 서로 하겠다고 경쟁이 붙어 투표를 하기도 한다던데....
남편이 어쨋으면 좋겠냐고 묻는데
내 대답이야 딱 한마디
`나는 반댈세~~~~`
집도 마을과 뚝 떨어진 골짜기에 있기도 하려니와
농촌의 생리를 잘알아 일을 해내기에는
남편의 경험 또한 일천한 관계로,
잘해야 본전이고 여차직하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으며
그동네에서 어디 맘편히 살 수 있겠냐고,
그저 조용히 살자고...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고요히 살고 싶은 소망 뿐.
맘약한 울서방
이러다가 그 골치 아픈 이장직을 덜컥 떠맡는 불상사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제발 다른 누가 손들고 나서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