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주렁 주렁하던 수세미
봄에 몇 알 얻어 심은 수세미가
여름내내
울울창창 우물가 지붕을 한가득 덮더니
이제 때가 되어 가을걷이에 한 품목이 되었다.
그간 어린것을 따서 발효액도 만들고
얇게 썰어 차로 마시려고 말리기도 하면서
몇개는 씨앗을 받아야 하는고로 늙도록 두었었다.
골짜기 집에 놀러 온 딸아이가
천연 수세미 파는 것을 보았다며 만들 수 있는냐고 물어
한번도 안해봤지만 들은 얘기도 있어
자신은 없지만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서리맞은 수세미를 따서
가마솥에 넣고 푸욱 삶아서 치대니
참 신기하게도 섬유질만 남았다
그것을 깨끗이 씻어 말리니 진짜 수세미^^
옛날엔 정말 이런것을 썼겠다 싶게
아주 훌륭한 수세미가 되었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 샤워할때 써보니
물만 묻으면 부드러워 지고 거품도 잘나고
뭔지 모르게 피부가 좋아질 것 같은 기분이 마구 마구 들었다.
딸아이는 크리스마스때 리본으로 묶어
선물로 써야겠다며 챙겨 놓기까지 한다.
다들 좋아라하면 내년에도 심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을 해야겠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