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기 강원도엔 벌써 첫눈 소식이 있고
한강 이북에 사는 친구네는 올해 첫얼음이 얼었다는데
골짜기 가을은
아직 이렇게 붉게 타올라
가는 가을을 잠시라도 더 잡아 두고 싶어 한다.
차가운 가을비 한번 더 내리면
머물고 싶은 그 열망 속절 없이 사그라 들겠지만
짧아서 더 아름다운 이 계절
끝자락이나마 맘껏 즐길 일.
가을비를 봄비인 줄
때를 착각한 명자나무에 꽃망울이 맺혔다.
들여다 보고 있는 나도
순간 봄날인가...? 갸우뚱.
때를 잊은것은 명자 뿐만 아니고 이 개나리.
쑥부쟁이도 지쳐가는 늦가을 그 옆자리에서
꽃을 피웠다.
덕분에 나도
신기해하며 잠깐 눈호사를 했으니
철모르는 것도 그닥 나쁘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