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휴가를 내어
병원에 몇가지 검사받으러 집을 나서다가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끝이 보라색으로 보이는게
아무래도 수상해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런...이건 분명 라일락 꽃.
때를 말하자면
지금은 온갖 식물들이 쉬어야 할 겨울
아무리 날씨가 따뜻했었다해도 그렇지
어쩌다 한 두 송이가 아니고 나무 전체에 보랏빛이 감돈다.
저녁나절부터 추워질꺼라는 예보가 있어서인지
바람이 일어 나무가 흔들려 멀리 있는 가지하나 손으로 잡아보니
마른 나뭇잎 떨어진자리가 선명한 옆으로 꽃망울 덩어리.
이게 무슨...
이러면 내년에 이 나무는 꽃을 못피울텐데...
날씨도 수상하고
세상은 더더욱 수상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더더욱 심란하다.
그 심란한 마음에 병원만 가면 바보가되어
시키는대로 몸을 내맡겨
여기저기 눌리고 찔리고 뒤집혀보이고...돌아 왔다.
여러해 써먹다 보니 수리를 받을곳이 생긴 거 같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으나
다음주 결과를 들으러 가봐야 알 터.
때아니게 피는 꽃만큼이나 참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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