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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일상의 부스러기

때를 모르는 ....

by 풀 한 포기 2011. 12. 8.

 

 

하루 휴가를 내어

병원에 몇가지 검사받으러 집을 나서다가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끝이 보라색으로 보이는게

아무래도 수상해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런...이건 분명 라일락 꽃.

때를 말하자면

지금은 온갖 식물들이 쉬어야 할 겨울

아무리 날씨가 따뜻했었다해도 그렇지

어쩌다 한 두 송이가 아니고 나무 전체에 보랏빛이 감돈다.

 

저녁나절부터 추워질꺼라는 예보가 있어서인지

바람이 일어 나무가 흔들려 멀리 있는 가지하나 손으로 잡아보니

마른 나뭇잎 떨어진자리가 선명한 옆으로 꽃망울 덩어리.

 

이게 무슨...

이러면 내년에 이 나무는 꽃을 못피울텐데...

날씨도 수상하고

세상은 더더욱 수상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더더욱 심란하다.

 

그 심란한 마음에 병원만 가면 바보가되어

시키는대로 몸을 내맡겨

여기저기 눌리고 찔리고 뒤집혀보이고...돌아 왔다.

여러해 써먹다 보니 수리를 받을곳이 생긴 거 같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으나

다음주 결과를 들으러 가봐야 알 터.

때아니게 피는 꽃만큼이나 참 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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