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보내고 싶지 않아도 어쩔수 없이 보내야만 하는
아름다웠던 가을의 끝자락.
간밤의 된서리에
몇송이 남아있던 구절초도 꽃잎을 떨구고
풍성하던 기억을 잊지 말라고
감나무에 달랑 하나 남은 까치밥.
그 그리운
내마음의 까치가
저 감을 보고 날아들기를.....
올해는
여름내 빗속에 갇혀 해를 볼날이 얼마 안돼
늘 풍성하던 감나무도
듬성듬성 쓸쓸하기 그지 없지만
이 대봉감은
추위에 약해 절대로 안된다는 만류에도
뭘 모르는 우리가 고집으로 심었더니
이리 열매까지 열려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이에
한껏 고무되어 겨울에는 거름도 넉넉히 넣어
내년을 기약해 볼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