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보다 조금 늦은 골짜기의 봄은
그야말로 오시는듯 도셔 가시게 생겼다.
추워...추워...하다가
느닺없이 더워
차안에서는 찬바람을 틀어대야 하는 지경이니...
한달만에 들여다 본
꽃밭 귀퉁이에 금낭화가 조로롱..
풀밭이 되어 버린 내 꽃밭.
서둘러 호미 한자루 찾아들고는 관운장 청풍언월도 휘두르듯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겨우 겨우 꽃밭과 풀밭을 구분지어 놓고 왔다
머위꽃
전에 친정어머니께서는 저꽃을 따서 말려두었다가
기침이 심할때 다려서 주시곤 했는데...
올해 처음 핀 사과꽃.
사과가 열릴 가망성은 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한해 두해 지나다 보면
꽃구경이라도 실컷 할 수 있으려나...?
골짜기 가득 조팝나무꽃이 만발이다
먼발치로 보면 팝콘 무더기 같기도하고
봄한철 이런 꽃호사가 따로없다.
작년에는 복숭아꽃이 피었을때 날씨가 추워
꽃이 다 얼러버리는 바람에
정말 복숭아 한개도 열리지 않았었다.
올해는 이렇게 꽃을 보니
여름날 주렁주렁 매달린 복숭아가 그려진다.
윤판나물.
이름대로 나물로도 먹을 수 있다는데,
나는 그냥 꽃이다,
밀발도리.
우리 골짜기에 절로 자라는 나무.
꽃도 어여뻐서 꽃밭 언저리에 심어
봄이면 이뻐라하며 보고 있다.
못 볼 뻔한 마지막 한송이 남은 매화
그나마 계절이 좀 늦은 골짜기라서
달랑 한 송이지만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수수알만한 매실을 머금고 다른 꽃들은 이미 꽃잎을 떨구었다.
잠시 잠깐 왔다가 가고 마는 봄은
야속한 님과 같다.
진득히 기다려 주지 않고
휘익 가버리고 만다.
내맘 같은 건 아랑곳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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