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에서 홀로 지내는 남편은
취미로 서예를 하는데,
입문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지난 늦가을엔 충남 도 서예대전에 입선을 했다.
우리는 다같이 서예신동이 나타났다고
우스개소리를 하며 축하해줬는데,
요즘엔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려넣어
한지로 등을 만들고 있었다.
황토벽돌로 지어진 골짜기 우리집에 잘어울려서
저렇게 사방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육면체인데
세면은 사군자중에 매.난.국을 그리고
나머지에는 군자. 불기.라 쓰고
한면엔 전서로 뭐라 써놓았지만
천맹과니 내눈엔 토옹 뭔말인지 알 수 없지만
그저 좋은 글귀려니....ㅎㅎㅎ
내 칭찬에 한껏 고무된 남편은 하나 더 만들어
아들내미 주겠다는 걸 간신히 말렸다.
우리집이야 괜찮지만 젊은애들 아파트에 어디 해당이 안될것 같고
아빠가 만들어 주는걸 거절 못할 아들 또한 난감해 할까봐
미리 방패막을 쳐두었다.
그러나.
내말에 너무 의기소침해 할까봐서
하나쯤 더 만들어 나에게 선물하는건 괜찮다고 ..
꼭 만들어 달라고 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