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송기원
저리도 꽃답게 화사한 도화살이
그대를 호리던 눈웃음마저 무너져
칼바람과 쌓인 눈 속에, 죽음처럼
몸과 마음을 눕혔더니,
깊은 잠과 두절 속에 끝내 자신마저 잊었더니,
무슨 길인가. 망각의 캄캄한 중심 重心에서
건듯, 제비꽃 한 송이 피어 올랐습니다.
제비꽃이 낸 길을 따라, 이번에는
그대 또한 제비꽃 한 송이로 피어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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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담벼락 작은 틈사이
간절한 꿈한자락 펼치듯 보랏빛 제비꽃이 피어 났다.
어디 한구석 발 붙일 곳도 없게 생긴 곳에서
저리도 곱게 꽃을 피우다니...
잠시 잠깐이라도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되는
누군가에게 꼭 보여야 되는 안타까운 사연이라도 있는겐가.
어쨋든 간절한 그 무엇인가가 나에게 전해져
내 발길이 머물고 가슴에 담아왔으니
거기 그만치에 있었다는 거 내가 기억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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