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하는 김장..나도 했다.
병든(?) 남편 수발하랴..직장에 출근 하랴..집안 살림 하랴..
"그러면서 걔는 시골에 내려와서 김장까지 해갔대~~" 라고
친구들끼리 얘기하며 놀라워 했다나 모라나.
아마도
그냥 시장에서 배추를 사서 해야하는 거라면 까짓 김장이 뭐라고
그 와중에 도깨비 장난하듯 그런짓을 했을리 있겠나?
계절과 상관없이 시장에는 각종채소가 넘쳐나고
날씨 또한 추워서 뭔짓 못할 만하지도 않고,
여차하면 만들어 놓은 김치 사 먹는 수도 있고...
그러나,
이미 농사꾼 버전인지라 밭에서 추위가 닥쳐오면 얼어버려 그냥 버려질
배추며 무 등속을 생각하니 내 어찌 가만히 있을 수가 있었겠냐고요~~
주말을 기해 병원의 남편은 딸내미에게 맡기고
머슴아들을 대동하고 토요일에 내려가서 보니
다행스럽게도 그간 추위가 없어서인지 총각무도 싱싱하고 해서
급한대로 깍뚜기와 총각김치는 그날로 조금 해놓고
오후에는 배추를 절이고 그사이에 아들내미는쪽파와 갓을 뽑아 다듬고
저녁을 먹은 후에 속넣을 무우채는 아들이 나는 파와 갓 그외의 양념들을 마련해서
속을 만들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절인배추를 씻고
배추의 물기가 빠지는 사이에 나는 묻어둔 항아리에 무와배추를 섞어서 짠지를 담그고
아들은 작년에 김치를 묻었던 구덩이를 다시 파놓고
마음이 급하니 서둘러 가며...
그렇게 대~충 .
그저 흉내만 내어가며 김장을 했다.
맛이야 하늘(?)에 맡기고 ...
그래도 깍뚜기.총각김치. 백김치. 동치미.배추김치.거기에 짠지까지 담고
커다란 비닐에 조금 짜게 담근 김치를 골짜기 구덩이에 묻어 놓고 왔으니 내년 봄 김치까지 해결됐다.
김장을 끝낸시간이 오전 11시 였다는,
이러니 울트라 슈퍼 아줌마 아니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