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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으로 돌아 가는 길목

흰플록스4

나의 시간은 시치미를 떼고... 이른 봄부터 한 여름에 이르기까지 몸도 마음도 두서없이 그저 황망하기만 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나의 일상은 무심한듯 또 그렇게 흐르고 있다. 연일 퍼붓던 비도 잠시 긎고 뇌우를 동반한 왁자한 소나기도 오늘은 조용하게 지나가려는지... 그래도 그 비를 견디고도 꽃들은 피고 있다. 남들에게 일어 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 날 수 있다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가슴은 그것을 받아 들일 수가 없다. 다른이들의 힘겨운 상황을 볼 때는 저이들은 저 지경에 어떻게 살아 갈까...? 싶었는데 나 또한 이렇게 살아 지고 있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아무리 누르려고 해도 차오르는 슬픔을 어쩌지는 못하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이렇게 산다 때가 아닌데도 표고가 피어 난다 아가미가 돋는게 아닐까 싶게 대기.. 2023. 7. 28.
새옹지마(塞翁之馬) 뒤늦게 흰 플록스가 만발이다 봄에 고라니가 순을 죄 잘라 먹어서 제 때에 꽃을 보지 못했었다. 나중에 여리게 순이 자라기는 했어도 여름 내내 비에 치여 션찮게 비실거리며 꽃이 피더니 얼마간 제 정신이 든 날씨에 얘도 힘을 내어 두 벌 꽃이 많이 왔다. 요즘 꽃밭은 조금 허술하고 여름꽃 지고 난 뒷설거지가 있기 마련인데 이 아이 덕분에 꽃밭스럽다. 시샘하듯 진분홍의 플록스도 이제야 꽃이 제대로 피고 있다. 고라니 미워하고 그랬는데 오히려 지금 꽃이 피니 더 보기 좋다. 새옹지마로군...그러면서 슬쩍 웃었다. 크레마티스도 힘을 내어 살아 내고 이제라도 꽃이 많이 오고 있다. 봄에 꽃이 피기 시작할 때 엄청난 돌풍이 이 아이를 휘감아 흔들고 나서 피어 있던 꽃도 시들고 급기야는 꽃봉오리 잔뜩 매단 줄기 더미가.. 2022. 9. 12.
이번에는 오소리... 거의 여물어 가는 토종 옥수수 오소리가 다녀 가셨다. 멧돼지는 들어 왔다면 다 갈아 엎었지 저 정도로는 안 끝냈을 테고, 고라니는 바로 옆에 연한 콩잎이나 고구마 순을 잘라 먹던지 하지 옥수수를 쓰러뜨리고 열매를 먹지는 않는다 작년에도 오소리가 들어 와서 옥수수를 따먹고 바로 옆에 수박에 발톱 자국을 깊게 내고 더러는 깨놓고 갔었다. 익은 수박의 달콤함을 알면 그냥 두지 않는다고 해서 하루 이틀 더 둘까 싶었던 수박을 한통 냉큼 따 왔다. 크기도 크고 일찍 열려서 어지간히 맛은 들었지 싶어서... 이 정도면 올해 수박 농사도 성공한 셈. 마트에서 파는 수박만큼 크고 맛도 제법 달콤하기까지... 며칠 사이로 따내야 할 수박이 여러통있다. 크기는 이것 보다는 좀 작아도 제법 수박스럽게 열려 있다. 혼자서 다.. 2022. 7. 22.
고마운 소나기 지나 가고... 다른 지방은 물난리를 겪을 만큼 비가 많이 내렸다는데 여기는 오히려 얼마간 좀 가물었다 소나기 예보는 늘 있었지만 매번 그냥 지나 가고 어제는 꽃밭에 물을 뿌려 주기 까지 했다 밤이 되자 천둥소리 들리고 아주 시원하게 한줄기 쏟아 져서 얼마나 고마운지.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물을 뿌려도 하늘에서 주는 것이 조금이어도 그게 최고다 친한 동생이 봄에 준 글로디올라스가 딱 한 줄기 꽃이 피었다 지난 가을 구근을 캐지 않고 그냥 노지에 두어서 큰 구근은 다 얼고 작은 것들이 그래도 죄 살아서 나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 중에 조금 굵은 구근이 꽃이 핀 것. 나는 좀 귀찮더라도 가을에 구근을 잘 갈무리 할 참이다. 고운 꽃을 보려면 그 정도 수고는 당연하다 싶으니, 흰플록스 붉은 플록스는 지금 만개했는데 이 아이는.. 2021. 7. 17.